대규모점포관리자 선정, 상생협약 이행 놓고 다시 대립각상인회 "상생발전협약 이행하지 않으면 타협하지 않겠다"이랜드, 9월 NC청주점 개점…"폐업한 상권 다시 살리겠다"

충북 청주시 드림플러스 사태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점포 85%를 사들인 ㈜이랜드리테일(이랜드)과 상인회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의당 충북도당이 개입해 양측의 상생발전 합의를 이끌어 냈고, 3년여 만에 사태는 종지부를 찍는듯 했다. 하지만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50여 일째 드림플러스 건물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가는 상인회 측 관계자는 20일 "이랜드 측이 상생발전 합의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타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드림플러스를 둘러싼 상인회와 이랜드의 갈등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1월 이랜드는 드림플러스 상가 소규모 점포 325곳을 경매로 낙찰받는다.

매물로 나온 점포 외에 648곳을 사들여 전체 점포 1139곳 중 973곳(85%)의 소유권을 차지했다.

상가 대부분의 구분소유권을 확보한 이랜드는 2016년 8월 관리인을 별도로 선임했지만, 이미 대규모점포관리자를 선임해 점포관리자 지위를 획득한 드림플러스 상인회와 마찰을 빚었다.

전기요금 미납에 따른 단전 위기, 상인회의 이랜드 본사 항의 시위, 양측 간 고소·고발과 법정 다툼은 사태를 파국으로 몰아갔다.

지난해 4월 상인회와 이랜드 갈등을 봉합하려고 정의당이 개입하면서 3년여 만에 분쟁은 마침표를 찍었다.

당시 양측은 관리비 정산과 대규모점포관리자 구성 등 각종 쟁점 사항에 합의했다. 이랜드는 상인들의 영업권을 5년간 보장하고 상인회 소속 직원 10명의 고용 승계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약서에는 임차상인과 임대차계약시 1개 계좌당 최대 500만 원 한도 내에서 보증금을 설정했다. 임대차 기간은 5년, 임차료는 전세환산가를 적용해 시세의 70%에서 보증금을 공제한 가격에 3년 차 연 7%, 4년 차 연 9%, 5년 차 연 10%를 넘지 않는다는 내용도 담겼다.

'상인회는 이랜드리테일이 드림플러스에 대해 대규모점포관리자 지위를 취득하는 것에 동의하고', '상인회는 이랜드리테일이 드림플러스의 대규모점포관리자 지위를 취득하기 전까지 이랜드리테일의 영업준비와 입점 행위에 협조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하지만 상생합의안이 나온 지 1년이 지난 현재 양측은 다시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갈등의 쟁점은 대규모점포관리자 지위 확보와 상생합의안 이행 여부다.

유통산업발전법은 대규모점포관리자가 상거래질서와 대규모점포를 유지·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업무를 하도록 규정한다.

사실상 폐업 상태였던 드림플러스의 매장면적 2분의 1 이상을 직영하는 업체가 없었기 때문에 상인회가 대규모점포관리자 지위를 확보했다.
상가 구분소유권을 확보한 이랜드가 대규모점포관리자 지위를 넘겨받으려고 다시 시도하면서 상인회 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여기에 청주시가 상인회의 대규모점포관리자 권한을 박탈하려고 이랜드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법적 다툼을 벌이는 등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랜드는 건물 관리권을 행사하는 상인회와 관리·운영권을 두고 법적 다툼을 벌이는 등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상인회는 이랜드 측이 상생합의안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주장도 폈다.

상인회 관계자는 "이랜드 측이 드림플러스 7층 660여㎡(200여 평)을 상생존으로 만들어 상인들에게 제공하겠다고 해놓고 약속을 어겨 1층 매장으로 변경했다"면서 "1층은 7층보다 보증금과 월세가 높아 상인들이 전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랜드 측이 상인회 소속 이사와 경리 직원 등 10여 명의 고용 승계를 보장한다는 내용의 상생협약도 파기했다"며 "드림플러스 갈등을 다시 촉발한 건 전적으로 이랜드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랜드 관계자는 "드림플러스 정상화를 바라지 않는 특정인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상인 대부분은 드림플러스 7층보다 유동인구가 많고, 상권이 좋은 1층에 상생존을 만들어달라고 의견을 냈다"며 "상인회 일부 구성원들이 주관적인 판단으로 상인들 전체의 의견을 호도하고, 드림플러스 리뉴얼 공사를 방해해 공사를 고의로 지연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드림플러스 상가는 관리·운영권 문제로 수년째 사실상 폐업상태로 방치됐다"며 "상인들의 피해가 더는 없도록 9월까지 리뉴얼 공사를 마무리 짓고 NC 청주점 문을 열어 상권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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