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상처 딛고 평화공원 탈바꿈

6·25 한국전쟁의 아픈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영동 ‘노근리평화공원’이 형형색색 장미꽃으로 물들었다.

12일 영동군에 따르면 6월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장미꽃이 노근리평화공원 곳곳에서 피어나 천상의 화원(花園)을 연출하고 있다.

올봄 일조량 부족과 낮은 기온 탓에 장미 개화가 평년보다 늦었지만, 늦게 봉우리를 틔운 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노근리평화공원 내 ‘장미정원’은 유토피아 장미원 안대성 대표로부터 장미 1500그루를 기증받으면서 2016년부터 꾸몄다.

지난 60여 년 동안 노근리사건의 아픔을 간직하고, 추모의 공간으로만 여겨지던 노근리평화공원이 아름다운 ‘장미정원’을 통해 많은 군민과 방문객으로부터 사랑받는 평화와 사랑의 공간으로 거듭났다.

현재 1만3000㎡의 정원에 2600여 그루의 다양한 장미가 심겨 있으며, 따뜻한 햇살 가득한 요즘 형형색색의 꽃 5만여 송이가 피어나 노근리평화공원을 새로운 모습으로 바꿔놓았다.

공원 내에는 장미정원뿐만 아니라 연꽃정원, 작약정원, 국화정원 등이 들어서 ‘사계절 꽃피는 정원’의 위용을 점차 갖춰가고 있다.

올해는 펜지 2만 포기, 금잔화 4000포기를 비롯해 무궁화, 리빙스턴데이지 등의 봄꽃을 추가로 심고, 하천 주변에 들국화와 금계국도 만발해 공원이 더욱 풍성해졌다.

장미정원을 둘러싸고 있는 경계석 구석구석에 심었던 붓꽃, 사계절 채송화도 장미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장미꽃을 비롯한 다양한 꽃을 즐기기 위해 주말, 공휴일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노근리평화공원을 찾는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영동군 관계자는 “장미꽃이 만개해 절정을 이루는 이달 중순 공원 전체가 꽃내음으로 가득하다”라며 “공원을 방문해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인권과 평화의 중요성도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노근리평화공원은 한국전쟁 초기 미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희생된 피란민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했으며, 평화와 인권을 상징하는 성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위령탑에서 희생된 피란민의 영혼을 달래는 69주기 합동위령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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