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치용 선수촌장 "국가대표 합숙 폐지, 사실상 불가능"

신치용(64)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장이 선수촌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달 7일 선임된 신 촌장은 1995년부터 20년 동안 삼성화재를 이끌며 슈퍼리그 8연패, 프로배구 V리그 8회 우승 등을 달성했다.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삼성화재 배구단장, 제일기획 스포츠구단 운영담당 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행정경력도 쌓았다.

하지만 선수촌장 부임과 동시에 여자선수 숙소를 무단 출입한 선수 징계와 함께 선수촌 합숙 폐지가 거론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 촌장은 14일 "국민들과 체육계에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다. 국민과 체육계의 잃어버린 신뢰를 얻기 위해 부단을 노력을 하고 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선수촌으로 변하기 위해서 선수들이나 지도자, 직원 모두 각고의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체육인들의 자부심을 되살리는 선수촌이 되겠다.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선수촌 합숙 폐지설이 나돌면서 선수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선수들이 불안감을 갖고 있다. 합숙이 폐지되면 어쩌나 걱정하면서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위축됐다.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도자들이 각성을 해서 선수들에 모범을 보이고 헌신할 수 있는 분위기, 선수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와 하는 운동을 하게 하려고 신경을 쓰고 있다. 선수촌은 선수들이 올림픽을 위해서 전념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선수촌 모든 직원들은 선수들이 의욕이 생길 수 있게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소통이 중요하다. "인권센터를 통해서 선수들의 목소리를 듣고, 부촌장은 여성 선수를 상대로 월 1회 간담회를 하고 있다. 나는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선수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도 하려고 한다. 선수, 지도자들을 만나서 소통을 하려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야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다. 소양교육도 많이 하고 지도자교육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엘리트 체육에서 합숙 폐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신 촌장은 "초·중·고 학생 선수들의 합숙은 폐지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오래 전부터 나온 이야기다. 중·고교는 선수들이 대부분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서 등하교를 하면서 훈련할 수 있다. 수업도 보장해야한다. 새벽이고 밤이고 훈련만 하는 건 지양해야한다. 그러나 선수촌 합숙은 폐지가 어렵다. 대표팀은 모여서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근 간담회에서 일부 선수가 '우린 어디 가서 훈련을 하라는 말이냐'라고 말했다. 정책적으로, 현실적인 사정을 감안해서 잘 해주리라고 본다"고 기대했다.

내년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해이다. 신 촌장은 "아직 도쿄올림픽 계획을 준비하지는 못했다. 개인 종목들은 포인트를 따야하고, 단체전은 예선전을 치러야 한다. 도쿄올림픽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상당히 고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역량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잘 준비를 하겠다. 선수들이 운동을 하고 싶게 분위기를 만들어서 실망스럽지 않은 올림픽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선수촌을 일반에 개방한다는 설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준비는 없다. 선수촌이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 선수촌 개방은 어렵다고 본다. 선수촌은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도록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라며 긍정하지 않았다.

쇼트트랙 남녀 선수 퇴촌에 대해서도 "본인은 약을 전해준다고 했지만, (여자숙소로 들어간 건) 규정 위반이다. 징계위원회를 열어서 규정대로 퇴촌시켰다. 선수 자격 문제는 빙상연맹이 결정할 것이다. 입촌식 때 규정에 대해 교육을 한다. 상식만 잘 지키면 특별히 문제 될 게 없다. 선수들은 그걸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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