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농가 닭 재입식 재기 발판]

충북 도내에서 올해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가장 먼저 발생했던 진천군의 닭 사육농가가 매몰처분의 슬픔을 딛고 닭을 재입식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진천군 진천읍 한 육계 농장 농장주는 1일 금쪽같은 병아리를 정성스레 돌보았다.

농장주 A씨는 지난 2월 중순 인근 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눈물을 머금고 예방 차원에서 자식 같이 기른 닭 5만여 마리를 묻고 한 달 이상 빈 농장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했다.

지난달 26일 병아리 5만여 마리를 다시 입식한 A씨는 1주일째 병아리를 돌보며 삶에 생기를 되찾았다.

A씨는 "자식처럼 기른 닭을 땅에 묻고 빈 농장을 바라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다시 들여온 병아리를 잘 길러 재기하겠다"고 말했다.

1일 현재 진천지역 가금류 농가는 세 농가에서 닭을 재입식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들 재입식 농가는 간이검사 등을 통해 음성으로 나온 병아리를 들였고 앞으로 닭을 재입식하는 농가도 간이검사와 자율 소독을 해야 병아리를 농장에 들일 수 있다.

AI가 발생한 오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치한 오리 분변 이동 제한을 해제한 이후 재입식할 수 있다.

닭 농가가 재입식을 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원상복구까지는 적잖은 기간이 필요하다.

입식한 병아리를 길러 출하하려면 35~40일 정도 필요하고 매몰처분 보상비도 100% 나온 상태가 아니어서 사료와 왕겨 등을 외상으로 사들여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온 농가에는 보상금의 50%를, 양성 판정을 받은 농가에는 30%를 가지급하고 있다.

이번 AI 발생으로 멀쩡한 닭과 오리 등을 매몰처분한 농가들은 "앞으로는 절대 묻지마식 매몰처분을 해선 안 된다"며 "선진국처럼 양성 판정을 받은 가금류만 선별해 매몰처분해야 농가의 아픔을 줄이고 가금류 산업 기반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천지역은 AI는 발생하지 않은 닭 사육농가 13곳 55만7000마리를 예방 차원에서 매몰처분했다.

충북 도내에서는 진천을 비롯해 음성, 청원, 증평에서 모두 108농가 180만9000마리의 가금류(닭 24농가 87만3000마리, 오리 83농가, 타조 1농가 51마리)를 매몰처분 또는 열처리(렌더링)했다.

국비와 지방비로 농가에 가지급한 매몰처리 보상금은 100농가 36억1700만원이다.

충북도는 지난달 29일 음성군 대소면과 맹동면 경계지역(발생농장으로부터 반경 10㎞ 이내) 이동제한 조치를 해제한 데 이어 30일에는 진천군 이월면과 덕산면 경계지역도 이동제한 조치를 풀었다.

1일에는 진천문 문백면 경계지역도 해제했고 청원군 북이면과 음성군 삼성면은 5일, 청원군 현도면은 24일, 증평군 도안면은 29일께 이동제한 조치를 해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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