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앞두고도 취업할 곳 찾지 못해 '발 동동'

중견기술인력 육성을 위한 전문계 대표 특성화 고등학교인 마이스터고 학생들이 부푼 꿈을 안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자마자 해고를 당하는 황당한 일이 충북에서 벌어졌다.

특히, 이 업체는 지난해 6월 26일 이 학교와 취업 계약 업무협약(MOU)을 하고, 다음날 11명의 학생에게 미리 취업 합격을 통보해 지금까지 다른 취업처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21일 충북도교육청과 도내 A마이스터고에 따르면 진천에 소재한 자동차 부품 업체인 B기업은 지난 1월 13일 A마이스터고에 회사 버스를 보내 지난해 합격을 통보한 11명의 학생을 태우고 회사취업과 함께 기숙사에 배정했다.

하지만 다음날 오전, 11명 전원에게 회사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해고를 통보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해고를 당하는 황당한 상황을 맞닥뜨린 셈이다.

학생들에게 상황을 전해 들은 A마이스터고는 B업체에 강력하게 항의하자 하루 만에 이 학생들의 복직을 약속했지만 해고 통보를 받은 학생들의 마음은 이미 돌아선 뒤였다.

A마이스터고는 학생들의 의사를 존중해 다른 사업체의 취업을 알아보고 있지만, 이날까지 재취업에 성공한 학생은 아직 없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A마이스터고는 취업계약 업무협약 파기는 물론, 학생들의 정신적·금전적 피해에 대한 법률적인 부분까지 검토하는 단계다.

A마이스터고 관계자는 "지난해 6월 학생들에게 합격 통보한 이후 경영 사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충분히 학교와 협의할 수 있었는데 한 번의 상의도 없었다"라며 "회사 담당자와 주기적으로 연락한 뒤 취업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해 학생들을 취업시켰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학교로서도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B업체 담당자는 "지난달 급격한 경영악화와 내부사정으로 이 학생들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기숙사 배정 후 교육을 진행하는 중에 채용의 어려움을 전달하게 됐다"라며 "이후 임원 회의를 거쳐 경영난이 있지만 어린 친구들에게 상처를 준 부분이 미안해 근무할 생각이 있다면 전원 복귀하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다음날 학교에 전달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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