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방문 이해찬 민주당 대표, KTX 세종역 신설 질문에 '묵묵부답'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3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충북을 방문했지만 KTX 세종역 신설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세종역 신설을 주장해 논란의 중심에 선 이 대표는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날 청주시 오창에 있는 반도체 업체인 ㈜네패스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 및 기업인 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의 애로 사항을 듣고,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KTX 세종역 신설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 때나 일정을 마치고 현장을 떠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도 마찬가지였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태도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해 10월 충북도청에서 열린 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충북만 반대하지 다른 지역은 (세종역 신설을)모두 찬성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이날 세종시 국회의원이 아닌 당 대표로 회의에 참석한 것이기 때문에 세종역 관련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TX 세종역 신설 논란은 이춘희 세종시장과 세종이 지역구인 이해찬 대표가 2014년 지방선거와 2016년 총선에서 공약으로 채택한 후 불거졌다.

지난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낙연 국무총리 등이 잇따라 불가 의사를 밝히면서 마침표를 찍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세종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 등 일부 의원이 세종역 신설 추진을 언급하면서 다시 불을 지폈다.

이춘희 시장은 지난달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KTX 세종역 설치는 필요하니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충북에서는 자유한국당과 시민사회단체 등을 중심으로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 운동이 거세지고 있다.

KTX 세종역 저지·오송역 사수 특별대책위원회는 지난 12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해찬 대표와 이춘희 세종시장은 세종역 신설 추진을 즉각 철회하라는 충북도민의 공개 질의에 답변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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