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아무것도 하지말라" 충북 고교 교사 선언

문재인 정부의 정시확대 입시제도 개편과 관련해 충북 고교 교사들이 입시 만능 경쟁 교육 폐지와 교육 불평등 해소 요구를 선언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는 도내 고교 교사 116명이 '입시 만능 경쟁 교육 철폐와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한 충북 고교 교사 선언'에 참여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충북에 있는 고교 교사들은 엄중한 시국 인식 아래 뜻을 함께 모았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보여 준 퇴행적 입시제도 개편 방향은 불평등한 교육구조와 계층 간 교육격차를 더욱 심화하는 점에서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고교서열화와 대학 서열화 해소로 불평등 교육과 교육격차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에도 수능 정시확대를 주장해 교육 현장을 혼란에 빠뜨렸다"라며 "수능 정시확대는 공교육을 포기하는 반교육적인 처사이자 교육 혁신의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교실에서 문제집 풀이에 매몰된 채 미래의 꿈을 저당 잡히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학교의 모습인가"라며 "교육을 새롭게 혁신하고 도약해야 하는 지금, 수능 정시 비중을 늘리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발상은 고교교육을 파행으로 몰아넣을 뿐만 아니라 대학 서열화 체제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충북의 고교 교사를 대표해 우리가 결연하게 의지를 모은 것은 오늘의 현실이 미래 교육의 싹을 모조리 잘라버리는 우매한 결정이기에 두 손 놓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기 때문"이라며 "국가 백 년을 설계하는 중차대한 영역인 교육은 멀리 보고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함에도 손바닥 뒤집듯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는 교육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교사 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은 "이미 공고하게 수직적으로 서열화한 고교체제와 대학 서열화로 이어지는 교육격차와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길인데 대통령에게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말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라며 "'국공립대학 네트워크' 공동학위제와 경쟁 만능 입시 폐지, 수능 자격고사화로 대학서열체제를 깨뜨리기 위한 사회적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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