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점화한 ESS 논란…충주 골프장 화재사고 대법원 판단 주목

재점화한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화재사고 논란이 대법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15일 충북 충주 골프업계에 따르면 2016년 5월 골프 카트 화재로 40억여원의 재산 피해를 입은 A골프장과 보험사는 LG화학과 지루한 소송을 벌이고 있다.

A골프장 등은 사고 당일 오후 10시께 LG화학의 ESS를 장착한 카트에서 발화한 불로 카트 72대가 전소했다며 LG화학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대학 교수 등 전문가들은 카트의 ESS를 화재 원인으로 지목했으나 LG화학은 증거가 없다며 배상을 거부했고, 1심과 2심 법원도 LG화학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확정판결은 조만간 나올 전망이다.

A골프장 관계자는 "전기관련 전문가들은 발화지점 흔적으로 봤을 때 ESS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확신하고 있는데 LG화학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책임이 없다고 등을 돌리고 법대로 하라는 모습은 전형적인 대기업의 '갑질'"이라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ESS 제조사인 LG화학은 판매 당시 카트 제조사 측에 5년 3만㎞를 보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조사 측의 부인에도 ESS 관련 화재 사고가 끊이질 않으면서 최근 이 문제는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ESS 제조사들은 특수소화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대책을 내놓는 등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의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는 배터리 시스템 결함, 전기적 충격요인에 대한 보호체계 미흡, 운용환경관리 미흡 및 설치 부주의 등을 화재 원인으로 추정했다.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은 "LG화학 배터리 화재 14건 모두 특정 시기, 특정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라면서 "그러나 정부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만 발표하고 있다"고 질타한 바 있다.

이 의원이 지목한 ESS 생산기간은 2017년 하반기로, 중국 남경 공장에서 만든 제품이다. A골프장 카트에 장착한 ESS는 이보다도 먼저 생산한 것이어서 상대적으로 더 불안정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관합동 ESS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도 "다수의 사고가 동일 공장의 비슷한 시기에 생산된 배터리를 사용해 화재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며 "셀을 해체 분석한 결과, 1개사 일부 셀에서 제조결함을 확인했다"고 했으나 어느 회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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