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규모 클수록 지자체 재정부담 가중

충북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발행한 지역화폐가 재정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3일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도내 시·군이 발행한 지역 화폐는 317억5000만 원을 웃돈다.

제천시 180억 원, 충주시 40억 원, 괴산군 30억5000만 원, 옥천 21억 원, 진천 15억 원, 영동 14억 원, 단양 9억 원, 증평 8억 원 등 순이다.

제천시는 지자체 중 지역 화폐 발행 규모가 가장 크다.

시는 올해 지역 화폐 '모아' 상품권을 180억 원 규모로 발행해 10월 초까지 134억 원(75%)어치를 팔았다.

모아 상품권 구매 할인율은 6%(국비 4%, 도비 1%, 시비 1%)를 적용했다. 9월까지 4% 할인율을 적용했을 때는 국·도비로 할인율을 충당했다. 하지만 이달부터 시비 1%를 들어간다.

180억 원어치 상품권을 판다고 보면 10억8000만 원이 부담금으로 발생한다.

시는 내년 상품권 발행 규모를 500억 원으로 늘려 잡았다. 6% 할인율을 적용하면 할인 부담금은 30억 원(국비 20억, 도비 5억, 시비 5억)이 발생한다.

소비 규모가 클수록 지역 화폐의 할인금액도 늘어 자치단체는 재정적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청주시는 오는 12월 100억 원 규모의 '청주사랑상품권'을 발행한다. 상품권 판매 활성화를 위해 할인 판매율은 6~10%를 적용한다. 시는 10억 원을 확보해 7억2000만 원을 할인판매 예산으로 사용한다.
괴산군은 30억5000만 원 규모의 '괴산사랑상품권'을 발행했다. 올해 발행 규모는 총 36억 원으로 상품권 발행 관련 조례에 따라 개인 50만 원 이내, 법인·단체 300만 원 이내로 할인율 6%를 적용한다. 2억1600만 원이 할인부담금이다.

옥천군은 옥천사랑상품권 21억 원을 발행했다. 만 원권 14억 원, 5000원 권 7억 원 규모로 200만 원 한도 내에서 3% 할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상품권 할인으로 떠안아야 하는 지자체 부담금은 6300만 원이다.

군은 추석 명절 30일 전부터 1인당 200만 원 한도 내에서 5% 할인한 가격을 적용했다.

영동군은 올해 2월 14억 원 규모의 '영동사랑상품권'을 발행, 1인당 50만 원 한도에서 5∼10% 할인 판매했다.

군은 상품권 관련 조례를 개정, 설과 추석 1개월 전부터 10%, 평소 5% 할인한 금액으로 상품권을 판매한다. 할인부담금은 총 7000만 원이다.

진천군은 올해 15억 원 규모의 진천사랑상품권을, 증평군은 8억 원의 증평으뜸사랑상품권을 각각 5% 할인, 판매한다.

자치단체 한 관계자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화폐는 필요하다"면서도 "자치단체 예산이나 상권 규모 등을 면밀히 따져 상품권 할인에 따른 재정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발행 규모를 철저히 따져보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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