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히토 일왕 즉위 기념으로 140만㎡ 면적단양 영춘 만종리 효동마을 '어등극기념림비' 1923년 펴낸 '충북산업지' 충북학연구소 편역

일제강점기 일왕(日王) 즉위를 기념한 조림사업으로 충북지역 145곳에 기념림을 조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요시히토(嘉仁·1879~1926)가 1912년 7월30일 123대 일왕에 즉위하면서 친일파를 중심으로 조림사업을 추진했다.

이른바 '어대례기념림(御大禮紀念林)'이다.

1923년 아마노 유키다케(天野行武)가 지은 '충북산업지(忠北産業誌)'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충북발전연구원 부설 충북학연구소(소장 정삼철)는 이 '충북산업지'를 편역·발간했다.

19일 이 책에 따르면 어대례기념림은 1915년(대정 4) 봄에 어대례 기념을 위해 도에서 2정보, 군·면에서 각 1정보, 학교에서 5만보를 표준으로 기념림을 설치했다.

충북에는 145곳에 면적은 141정보의 어대례기념림을 조성했다. 1정보는 9917㎡(3000평), 141정보는 139만8347㎡(42만3000평)다.

이 어대례기념림에 어떤 수종을 얼마나 심었는지는 해당 문헌에 나오지 않는다.

다만, 면모범림(面模範林)과 학교림(學校林), 어대례기념림 등 3종의 식재면적은 445정(町) 2반(反) 6무보(畝步)이고, 전체 심은 나무 수는 1억2103만9526그루에 달했다.

어대례기념림과 관련해서는 단양군 영춘면 만종리 효동마을에 세워져 있는 '御登極記念林碑(어등극기념림비)'를 주목할 수 있다.

높이 80㎝, 폭 25㎝, 두께 10㎝ 크기로 1915년 11월10일 당시 면사무소 마당에 건립된 이 비는 광복 후 반일 감정이 격화했을 때 없어졌다가 효동마을 길가에서 발견됐다.

비석 좌우 옆면에는 '大正四年十一月十日(대정4년 11월10일)'과 '車衣谷面(차의곡면)'이란 글자가 음각돼 있다.

'대정'은 요시히토 일왕 재임 시절 사용한 일본 연호다. 대정 4년은 1915년이다.

'단양군 군세 일반'(1930년)에는 일왕 즉위를 기념한 어대례기념림으로 9곳 20정보에 붉은 소나무 9000그루와 밤나무 8000그루를 단양지역에 심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당시 친일 인사들은 경쟁적으로 조림사업을 하고 기념비를 곳곳에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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