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산사길에서 힐링하세요.”

‘산은 세속을 떠나지 않았으나 세속이 산을 떠났도다.’

조선 중기의 시인 백호 임제가 보은 속리산을 방문하고 남긴 시의 한 구절이다.

보은군은 속리산 ‘오리숲길’과 ‘세조길’이 지난해에 이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5월 걷기 여행길’에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이달 ‘걷기 여행길’은 지난해 7월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아 한국의 13번째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법주사와 통도사 등의 사찰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둘레길이 뽑혔다.

속리산 오리숲길과 세조길은 속리산 버스터미널~오리숲길 입구~법주사 매표소~법주사·오리숲길 끝·세조길 입구~탈골암 입구~세심정 갈림길까지 이어지는 왕복 10여㎞의 산책로다.

울창한 숲과 달천계곡, 수변 데크가 어우러진 풍경과 상쾌한 공기를 만끽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백호 임제의 시 구절처럼 속리산 오리숲길과 세조길을 걷다 보면 풍경에 취해 세속이 아닌 느낌마저 들 정도다.

뛰어난 풍경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천연기념물 103호 정이품송이 인근에 있다.

국보 3점과 보물 13점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5교구 본사인 속리산 법주사와 한글 창제의 주역인 신미대사를 테마로 한 훈민정음마당 공원도 인근에 있다.

자녀와 연인과 함께 둘레길도 걷고 한글 창제의 비밀을 알아보는 재미도 있어 여느 둘레 길과는 다르다.

안진수 보은군 문화관광과장은 “충북 최초, 대한민국 13번째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속리산 법주사에서 이번 주말 가족, 연인, 벗과 함께 문화도 즐기고 산책도 하며 힐링의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라고 추천했다.

오리숲길은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리 상가거리부터 법주사 입구까지 이어진 길이 십리의 절반인 ‘오리’라는 데서 유래했다.

세조길은 조선 7대 임금 세조가 피부병으로 고통받던 중 요양차 속리산 복천암으로 순행왔다는 이야기가 얽힌 길로 2016년 9월 개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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