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회 지용제' 국내 대표 문학축제 부상

‘향수’의 시인 정지용(鄭芝溶·1902∼1950)을 기리기 위해 그의 고향 충북 옥천에서 열린 ‘32회 지용제’가 국내 대표 문학축제의 저력을 보여주며 12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골목에서 통하다’라는 주제로 지난 9~12일까지 나흘간 연 올해 지용제는 전국 문학인과 방문객의 호평을 받았다.

올해는 기존 축제 장소인 지용문학공원을 벗어나 정지용의 발자취와 당시의 시대상이 녹아있는 생가 주변 마을과 골목 곳곳에서 색다르게 펼쳐졌다.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신선한 콘텐츠로 가득 채워져 어느 해보다 풍성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대전 송촌동에서 가족과 함께 찾은 김모(41·여) 씨는 “해마다 축제장을 찾는데, 옥천 구읍만이 가진 예스러운 분위기와 고향 같은 편안함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많은 것을 즐기고 간다”라며 “축제장 곳곳에 사진에 담을 만한 이색 풍경이 많아 좋았다”라고 했다.

올해는 특히 유료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려고 지불한 금액만큼을 구읍 식당과 커피숍 등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용제 화폐’로 돌려줘 주민과 함께 호흡하고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줬다.

중국, 베트남 등 5개국 20여 명의 문인이 참여한 ‘2회 동북아 국제문학포럼’과 지난해 중국 항저우 지용제 시낭송 대회 수상자인 진흔우 학생이 참여한 시낭송 등도 호응을 얻어 지용 문학의 세계화에 힘을 보탰다.

올해 처음 선보인 프로그램으로 1900년대 개화기 의상을 입고 차 없는 거리에서 즐기는 새빨간 기관차와 인력거 타기는 방문객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개화기 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안내하는 옥주사마소, 정지용문학관 등 골목길 투어도 구읍만이 가진 다양한 근대화 명소와 매력을 보여주며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었다.

정지용 시에 등장하는 옛 음악다방 ‘카페프란스’와 질화로 체험, 향수민속촌, 거리 마술사 공연 등도 마련해 정 시인이 활동하던 1930~1940년대 거리 분위기를 재현했다.

형형색색 화려한 조명으로 수놓은 지용 생가 옆 실개천과 종이배 띄우기 체험행사,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 푸드 트럭 등도 오감만족의 특별한 추억거리를 선사했다.

전국 문학인의 교감의 장인 정지용문학상 시상식과 시인과 함께하는 시 노래 콘서트 등도 많은 감동을 안겼다.

축제 관계자는 “다양하고 독창적인 문학 콘텐츠에 재미와 감동을 더해 오감만족의 국내 대표 명품 문학 축제를 선보였다”라며 “하반기에 펼쳐질 중국과 일본 지용제 행사에도 많은 관심과 정성을 쏟아 지용 세계화를 위한 발판을 더 확고히 다지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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