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위 "속리산 관광산업 육성·지역경제 활성화"기독교계 "종교 편향적·문화 빙자 신 축제" 반대

보은 ‘속리산 신(神) 축제 추진위원회(위원장 구왕회 보은문화원장)’가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속리산 일원에서 개최 예정인 ‘2019 속리산 신(神) 축제’를 놓고 지역 기독교계와 추진위원회가 갈등을 빚고 있다.

추진위는 세계유산과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보은군의 대외적 인지도 향상과 관광산업 육성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취지지만, 기독교계는 종교 편향적이고, 속리산을 귀신들의 축제의 장으로 열어주는 것은 안 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보은군기독교연합회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속리산의 훌륭한 관광자원은 다 사장한 채 주최측도 이해하지 못한 신이란 테마로 축제를 연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신이라는 이름으로 미신이나 굿판을 벌이고, 특정종교와 손잡고 사람만 모아 보려는 어리석은 일을 군에서 행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문화를 빙자한 신 축제를 보은군에서 개최하는 것을 결사반대한다”라며 “군수는 신 축제의 모든 행사를 즉각 중단하라”라고 촉구했다.

“신 축제에 군 혈세 4억5000만 원 집행을 중단하고, 군과 의회는 불미스러운 신 축제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지고 군민 앞에 사죄하라”라고도 했다.

보은군기독교연합회는 1일 보은교회에서, 8일 보은중앙교회에서 기도회를 개최하는 등 ‘속리산 신 축제’ 개최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도 예고했다.

속리산 신(神) 축제 추진위는 가을에 개최하던 속리축전을 봄으로 앞당겨 석가탄신일과 연계해 순수한 문화관광형 축제로 육성하려는 것이라고 강조이다.

추진위는 1일 보은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일간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은 기존에 개최하던 것을 보완한 것이 대부분이고, 일부 변경한 프로그램은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며 “‘속리산 신(神) 축제’는 전통 문화를 축제로 만들어 관광 상품화하려는 것이지 종교적 행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프로그램 중 전통문화공연(1회 2시간)에 다른 의견이 있지만, 역사에 고증된 사실을 소재로 관광객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문화관광형 축제의 볼거리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통문화공연도 국가무형문화재 69호 하회별신굿탈놀이, 70호 양주소놀이굿, 71호 제주칠머리당영등굿, 72호 진도씻김굿 등 국가무형문화재 10개와 시·도무형문화재(26개)로 국가나 시·도가 인정한 문화재를 공연하는 것”이라며 “단지 축제의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하려는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군은 매년 가을에 개최했던 ‘속리축전’의 명칭을 ‘속리산 신(神) 축제’로 바꾸고, 예산도 기존 1억2500만 원에서 4억5000만 원으로 대폭 늘렸다.

축제 기간 진행할 천왕봉 산신제, 영신 행차, 신과 함께 ‘비빔밥 파티’, 민속예술경연대회, 송이놀이 등 기존 ‘속리축전’에서 진행했던 대부분 행사를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방향으로 수정·보완했다.

세계유산 법주사로 떠나는 ‘별빛여행’, 신과 함께 EDM 파티, 속리산 신(神) 시네마천국 등 새로운 행사도 준비했다.

다양한 연령층의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고 색다른 경험을 하도록 꾸며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관광 축제로 만들겠다는 게 군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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