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연설서 미국에 상응조치 촉구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9일(현지시간)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이날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지만 이는 미국이 우리에게 신뢰감을 갖게 해야만 실현이 가능하다”며 미국의 '상응 조치'를 촉구했다.

리 외무상은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으며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비핵화 노력에 발맞춰 미국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는 이른바 '북미 동시행동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같은 리 외무상의 발언을 긴급뉴스 등을 통해 신속하게 보도했다.

CBS뉴스는 특히 리 외무상의 연설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톨령이 북한의 비핵화 이행에 시한을 두지 않겠다고 밝히며 북미간 대화에 진전을 꾀하려고 한 지 불과 나흘째에 나온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CBS뉴스와 NBC뉴스 등은 긴급뉴스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과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 북한과 미국간의 비핵화 협상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북한이 밀리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했다.

무엇보다도 미국이 대북경제제재 조치를 거두지 않겠다는 데 대한 강한 불만의 표시라는 게 미국언론의 분석이다. "북한이 미국의 제재에 대해 공격한다(North Korea attacks US over sanctions.)"는 표현이 미국 언론에서 나온 것도 같은 맥력이다.

리 외무상은 연설에서 “우리는 조미 수뇌회담이 진행되기 이전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 발사시험을 중지하고 핵시험장을 투명성 있게 폐기하는 것과 같은 중대한 선의의 조치들을 먼저 취했으며, 지금도 신뢰 조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그러나 우리는 미국의 상응한 화답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은 우리에게 선비핵화만을 요구하고 있고, 제재 압박 도수를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리 외무상은 “경제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의 망상에 불과하지만,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는 게 문제"라며 미국을 향해 두 나라간 신뢰 조성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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