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달래고 뉘우치고" 사(師)·부(父)·자(子) 캠핑 '눈길'

충북 제천 세명고등학교가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해 시작한 1박 2일 캠핑이 큰 효과를 거둬 눈길을 끈다.

2013년 생활지도 담당인 임병용 교사의 제안으로 시작한 '사(師)·부(父)·자(子) 캠핑'은 훈계나 징계로 이뤄진 생활지도보다는 학생들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뉘우칠 수 있는 생활지도 방법을 고민하다가 시작됐다.

19일 세명고에 따르면 현재까지 28번의 캠핑에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모두 360여 명이 참여해 서로의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들어 주는 시간을 가졌다.

캠핑 참가 학생은 학교폭력 피해 학생과 학교폭력 가해 학생, 흡연 학생 등 학교 부적응학생 등이 대상이다.

학생들의 경우 피해 학생은 피해 학생끼리, 가해 학생은 가해 학생끼리 나눠서 캠핑을 진행한다.

캠핑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운동장에 텐트를 설치하고 밥을 지어 먹고 같이 잠을 자는 일상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마음을 여는 도구로 사용된다.

캠핑 참가자가 학교생활에 흥미가 없는 학생들이나 마음에 상처받은 학생들이다 보니 초창기에는 캠핑 참가 유도 자체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6년여의 세월이 지나며 캠핑에 참여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입소문이 나 이제는 다양한 학생들이 서로 가고 싶어 하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캠프에 참여했던 학교폭력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도 다시 학교폭력 관련자가 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으면서 효과도 증명됐다.

올해 처음 캠프는 지난 14일 교내 운동장에서 흡연 학생 28명과 학부모 7명, 교사 12명 등 총 47명이 참가해 열렸다.

이번 흡연 학생 캠프의 경우 짧은 일회성 캠프의 한계로 금연이라는 효과를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금연 노력을 이어가는 계기를 제공했다.

학생들이 교사들과 학부모와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효과도 덤으로 생겼다.

캠프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이번 캠핑을 통해 아들과 한층 더 가까워져 기분이 좋았다"며 "평소 몰랐던 아이의 고민도 알 수 있어 뜻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권석현 교장은 "우리 학교 학생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인성을 갖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인성교육에 바탕을 둔 학력 제고에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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